나에게는 10년 넘은 친구들이 8명 있다. 교복 입을 때부터 알고 지내 각자 피똥 싸면서 대학 가는 거 보고, 사회인이 되어 밥 벌어먹는 것까지 보게 된 오랜 친구들이다. 솔직하게 친구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커피 한 잔 마시자고 부르면 나오고, 밥 한 끼 먹자고 부르면 나오고, 퇴근하고 심심하다고 부르면 나오고, 여름 휴가 때 할 거...
승리자가 박수를 받을 때 패배자는 어디에 있었지?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다크나이트라고 있다. 그 시리즈 마지막이 다크나이트 라이즈인데, 톰하디가 마스크 쓰고 꾸엑꾸엑 말하는 베인이라는 악역으로 나온다. 마지막에 베인 어떻게 됐더라. 기억 잘 안 난다. 아마 배트맨한테 맞고 구르다가 어디 구석에 조용히 앉아있었을걸. 이것도 사실...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엄마, 의외로 종종 나한테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물음을 던질 때가 있다. 진짜 저승이라는 게 있을까? 뭔 소리야. 천국이 있고 지옥이 있고 그럴까? 나는 내세나 신 같은 거 안 믿는다. 그래서 항상 그렇게 대답했다. 그런 게 어딨노 죽으면 끝이지. 작년 8월에 이모가 세상을 떠났다. 퇴근하고 나오는데 전화 와서 받았더니 부고 소식이었다....
2020년은 유독 힘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영원히 저물지 않을 것 같은 하루하루를 버티며 바뀌는 계절을 한숨으로 넘기고, 누군가는 쥔 것 없는 빈 손으로 잡아봐도 잡아지지 않는 시간의 뒷모습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을 것입니다. 모두가 힘들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했던 분들에게는 더욱 고된 시간이었으리라, 짐작만 해볼 따름입니다. 가장 힘든 사람은 따로 ...
2020년 10월 30일,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를 보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은 날이었다. 그리고 권오준의 은퇴경기를 보기에는 아주 많이, 이른 날이었다. 사실 머지 않아 권오준의 은퇴를 보게 되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는 예감하고 있었다. 금방 구단 측에서 부인하기는 했어도, 윤성환의 은퇴에 관한 얘기를 기사에서 접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권오준과 윤성환...
작년 삼성-키움-SK의 삼각트레이드에서 고종욱과 이지영이 웃고 있을 때 김동엽은 웃는지 우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정말 확인불가였다. 2군에 기어가서 아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팬들은 삼각트레이드의 잃어버린 한 꼭짓점이었던 김동엽의 선전을 기원했지만, 좀 한다 싶으면 고꾸라지고 좀 한다 싶으면 나자빠지는 것을 반복하는 희망고문 때문에 김동엽을 차라리...
'주연이 있다면 조연이 있다고도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맡은 조연이라는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 삼성의 콩쥐 김대우가 오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고졸 신인 허윤동이 흔들리며 1회에 2점을 준 후 1사만루를 만들고 내려갔을 때 올라온 투수는 역시, 김대우였다. 1점을 주기는 했으나 만루 상황에서 잘 틀어막았고, 김대우는 그 후로도 마운드에서 악착...
인간은 누구나 자라 가고, 늙어 간다. 분한 것은, 야구 팬인 내가 자라는 동안 야구 선수들은 서서히 늙어 가고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자랐다는 것은 너무나 인정하기 쉽다. 내가 삼촌 품에 안겨서 야구를 보고 있었고, 보충과 야자를 제끼고 교복 입은 채 야구 직관을 갔었고, 대학생 때 자체휴강을 하고 야구를 보러 가서 처음으로 맥주보이를 불러봤었고, 이제는...
나는 야구 때문에 단명할 것이다. 오늘 야구 보다가 조상님을 몇 번이나 뵌 지 모르겠다. 오늘 요단강에 발을 하도 담갔다 빼서 발이 퉁퉁 불었다. 야구 보다가 죽음과 부활을 경험한 사람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없다면 지금부터 듣게 될 것입니다. 오늘 선발은 허윤동, 등본 잉크는 커녕 등판 마킹 본드도 덜 마른 생신인이었다. 삼성의 빵꾸난 선발 로테...
요즘 건강도 좋지 않은데 일이 너무 고되다. 일이 힘드니까 밥맛이 떨어지고, 밥맛이 떨어지니까 몸이 피곤하고, 몸이 피곤하니까 일이 힘들다. 원래 소화 잘 되는 내장 달고 태어난 건 아니지만, 요즘은 특히 입에 뭘 넣기만 해도 속이 쓰리고 소화가 되지 않아 차라리 밥을 거르기가 일쑤다. 일이 많아 일찍 출근하는데도 일이 갈무리 되지 않아 야근을 하루 걸러 ...
삼빠가 눈을 떴을 때, 그를 맞아주는 것은 너무 깨끗해서 되려 불쾌한 병원의 냄새였다. 무기력한 미색의 천장과, 건조한 듯 축축한 듯 낯선 감촉의 이불과, 딱 신경에 거슬릴만큼 커튼 너머로 들려오는 소음이 그가 병원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들었다. 눈을 몇 번이고 감았다 떴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어쩌다 여기에서 눈을 뜨게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
이 새끼들이 야구를 오버워치로 배웠는지 다 넘어간 게임 버팅긴답시고 화물 비비는 모양으로 야구도 꾸역꾸역 비벼가면서 하는 꼴이 역겹기 짝이 없다. 삼성이 구단을 판다면, 그리고 누가 자선사업 하는 셈 치고 구단을 산다면, 웬만하면 비비고가 샀으면 좋겠다. 이새끼분들께서 지향하는 야구와 아주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스코트도 만두로 하면 마음에 들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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